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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너머, 아동 너머, 자연 너머(1편)
글쓴이 김지효 등록일 2014-10-23 14:09 조회 12137
이 글은 인천환경교육 네트워크 심포지엄 때 공주대학교 이재영 교수님의 발제문으로 저희 소식지에 두 번으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첫 번째는 환경교육 네트워크가 출범하기까지의 과정이고 두 번째는 우리의 환경교육의 방향에 대한 제언입니다.

먼저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의 창립을 축하드립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는 환경,경제,정치의 세 영역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의 오늘 발제는 지금까지의 그리고 현재의 환경교육이 자신의 경제적 토대와 정치적 맥락을 지나치게 소홀히 다룸으로써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학습자의 자기발견과 실현이라는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는데도 한계를 보여 왔다는 점을 반성하는 데서 출발하고자 합니다.

제도화되는 세계 환경교육

세계의 환경교육은 1970년을 전후하여 제도화하기 시작하는 반면, 한국의 환경교육은 1990년을 전후하여 본격적으로 틀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 환경교육은 단 한시도 정치경제적 흐름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았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세계 환경교육이 태동하던 1970년대 초, 세계는 국민 복지와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케인즈주의(수정자본주의)가 막을 내리고 다시 시장이 주도권을 갖는 신자유주의가 막 태동하던 시기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15년 여 동안 세계 경제는 활황을 계속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도 올라가고 사회안전망도 강화되었지만, 그 기간 동안 전 세계의 자연은 파헤쳐지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사회의 확산으로 쓰레기는 넘쳐났습니다. 통제되지도 않고 관리되지도 않는 오염물질들을 세계 곳곳에서 재앙을 일으킵니다. 마침내 인류는 1972년 스톡홀롬에 모여 첫 번째 인간환경회의를 개최합니다.
그곳에서 세계환경교육을 위한 첫 번째 공식적이고 포괄적인 논의가 시작되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77년 구소련의 트비리시에서 첫 번째 정부간 환경교육회의가 개최됩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환경교육의 많은 개념과 용어들은 이때부터 공식화됩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는 노동자들의 자본종속을 강화하기 위해 지구적 금융자본(IMF,IBRD 등)과 OPEC의 석유자본에 의해 기획된 오일쇼크를 기반으로 영구의 데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를 거치면서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확대되고, 한국도 박정희 정권 하에서 이들로부터 막대한 차관을 얻어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환경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며, 환경분쟁과 생명운동의 싹도 이때 움트기 시작합니다.

한국 환경운동의 태동과 환경교육의 첫걸음

우리나라에서 환경교육의 발전은 민주주의의 확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5공화국 헌법(1980년)에 환경권이 국민의 기본권으로 처음 포홤되었지만 이를 실현하기에는 국가와 시민사회 사이에 권력 불균형이 너무 심했다고 할까요. 경직된 군사정권 하의 한국에서 겨울잠을 자던 환경교육은 1986년 민주화 운동을 거치면서 노동운동, 반전평화운동, 여성운동의 성장과 함께 환경-생명-생태운동이 싹을 틔우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합니다.

1989년 발표된 한살림 선언은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 위치를 갖습니다.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은 시민들로 하여금 환경이 먹고 살만해야 걱정할 한가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먹고 사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그러나 세계금융자본의 기획에 따라 1997년 IMF 위치를 겪으면서 한국은 비정규직의 확대와 손쉬운 해고를 바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냉엄하고 잔혹한 체제에 본격적으로 포섭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정치적으로는 진보정권이 집권했지만 경제적으로는 더욱 강하게 세계경제질서에 포섭되면서 농업기반은 무너지고, 새만금 매립, 고속철도 건설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지구적 자본의 지배하에서 개별국가는 환경문제의 해결보다는 원인이 되기 쉽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 시기 환경교육은 초기의 환경오염 중심에서 숲, 강, 갯벌로 자연체험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이를 담당하기 위해 IMF위기 동안 사회적 일자리의 하나로 숲해설가(1998년)등 자연체험 지도자 양성과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진보 정권에서 형성된 국가와 시민사회의 협력적 관계도 후반기 접어들면서 혼란스러워 지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대적 관계로 바뀌어 환경교육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정체 상태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지구적 자본의 압력과 내부의 재벌-학계-보수언론의 이데올로기 공세, 그리고 그들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정부의 갈지자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경교육의 독자적인 조직화, 세력화를 위해 2005년 한국환경교육네트워크가 탄생합니다. (내년이면 10주년이 됩니다.)
1992년 리우에서 열린 환경개발회의에서 강조된 지속가능발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속가능발전교육전략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개념적 혼란 상태에 있고, 그나마도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의해 사회정치적 지속가능성(민주주의, 약자에 대한 배려, 환경정의, 다양성의 존중, 생명윤리 등)이 배제되면서 비틀어진 바 있습니다.

환경교육 제도화의 과제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이 녹색성장 정책은 국가권력과 시민사회를 적대적인 관계로 틀짓게 하였고, 이과정에서 환경부는 2008년 제정 공포된 환경교육진흥법에 따른 환경교육 정책의 수립과 실행과정에서 시민사회의 동의나 참여를 배제한 채 특정 단체(환경보전협회)에게 거의 모든 국가 환경교육 사업을 몰아주었고 이러한 갈등상황은 2012년 겨울 국가환경교육센터 지정을 둘러싸고 폭발하게 됩니다.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하여 국가와 시민사회 사이에 환경교육발전협의회가 마련되었지만 환경교육진흥법의 개정, 환경교육종합계획 수립, 사회환경교육지도사 자격제도, 환경교육센터의 지정 등 당면한 과제들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더욱 높은 수준에서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우리는 환경교육진흥법으로 대표되는 환경교육의 제도화가 어떻게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국가 권력 및 그에 결탁한 특정 집단에 의한 독주를 가능하게 하는지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0여년의 경험을 통해 환경교육의 제도화가 양날을 가진 칼이라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국가권력과 시민사회가 협력적 관계일 때는 제도화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 둘 사이의 관계가 대립적이거나 혹은 적대적일 때, 특히 시민사회가 세력화되어 잇지 않을 때는 제도화가 국가 권력에게 일방적으로 예산 편성과 집행권(심사, 선발, 평가 등)을 부여함으로써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환경교육 단체들을 관리 대상으로 전략시키며 그 결과 환경교육 관련 단체나 개인들 사이에 협력을 방해하고 떄로 공모사업 등을 통해 불필요한 경쟁과 고립을 유발할 수 있다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가 더욱 깊은 갈등의 고랑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사회 환경교육을 맡아온 시민환경단체나 관련 기관들의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충성도가 높은 회원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자연체험 프로그램에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도, 전문성을 가진 상근활동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해병대 캠프 사고와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높아지고 그에 따라 프로그램 인증 등 이전에는 없던 요구들도 늘어가고 있지만 적은 인력으로 당면한 이슈들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조직이나 기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숨찬 일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호에 이어서 환경교육 방향에 대한 제언을 연재합니다.

글 이재영(공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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